테아닌, 매일 먹어도 효과가 줄지 않을까? — 장기 내성에 대한 진짜 과학

“테아닌이 처음에는 잘 들었는데, 한 달쯤 지나니까 효과가 약해진 것 같아요.” 보충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이다. 인터넷에는 “테아닌도 5일이면 내성이 생기고 10일이면 베이스라인으로 돌아간다”는 글이 떠돌지만, 이는 동료심사 논문이 아닌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위키(PsychonautWiki 등)의 자가 보고에 기반한 주장이다. 본 글에서는 실제 인체 임상시험과 동물 독성시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테아닌의 장기 내성 가능성을 약리학적으로 검토한다.


1. 약리학적 출발점 — 왜 테아닌은 “내성이 생기는 약”과 다른가

먼저 내성(tolerance)이 왜 발생하는지를 짚어야 한다. 고전적 약리학에서 내성은 다음 세 가지 메커니즘 중 하나로 설명된다.

  1. 수용체 하향조절(downregulation): 약물이 수용체를 강하게, 지속적으로 자극하면 세포가 수용체 수를 줄여 반응성을 낮춘다. 벤조디아제핀이 GABA-A 수용체에서, 오피오이드가 μ-수용체에서 보이는 패턴이다.
  2. 수용체 탈감작(desensitization): 수용체 자체의 구조 변화로 결합력이 떨어진다.
  3. 대사 유도(metabolic induction): 간 효소 발현이 증가해 약물이 더 빨리 분해된다. 카페인의 CYP1A2 유도가 대표적이다.

테아닌은 이 세 가지 패턴 어디에도 강하게 해당하지 않는다. 테아닌은 글루탐산 수용체(AMPA·Kainate·NMDA)에 마이크로몰 수준의 약한 친화도로 결합하며, GABA 수용체를 직접 자극하지 않는다. 대신 글루탐산의 과흥분을 완화하고, GABA·도파민·세로토닌 분비를 간접적으로 증가시킨다. 즉 강한 작용제(agonist)가 아니라 조절자(modulator) 역할을 하므로, 수용체가 “줄어들어 반응성을 낮출” 동기 자체가 약하다.


2. 인체 임상시험 — 8주~12주 장기 데이터

2-1. Hidese et al. (2017) — 8주 우울증 환자 시험

일본 국립정신·신경의료연구센터가 Acta Neuropsychiatrica에 발표한 연구는 주요우울장애(MDD) 환자 20명에게 L-테아닌 250mg/일을 8주간 투여한 개방형 임상시험이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 해밀턴 우울척도(HAMD-21) 점수 유의 감소(p=0.007)
  • 상태-특성 불안척도(STAI) 특성 불안 점수 유의 감소(p=0.012)
  • 피츠버그 수면질지수(PSQI) 개선
  • 유의한 부작용 보고 없음, 효과는 4주 → 8주 시점에서 유지 또는 추가 개선

📚 Hidese S et al. (2017). Effects of chronic l-theanine administration in patients with major depressive disorder: an open-label study. Acta Neuropsychiatrica.

2-2. Sarris et al. (2019) — 우울증 보조요법 임상

세르트랄린(SSRI) 치료를 받는 우울증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L-테아닌 200mg/일 또는 위약을 6주간 추가한 무작위 시험이다. 4주, 6주 시점에 모두 테아닌군의 HAMD 점수가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낮았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누적되는 경향을 보였다(반응률 100% vs 84%, 관해율 68% vs 32%). 이는 내성이 발생한다면 나타나기 어려운 패턴이다.

2-3. Williams et al. (2024) — 28일 RCT

2024년 Neurology and Therapy에 발표된 가장 최근의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시험은 중등도 스트레스를 가진 건강한 성인 30명에게 AlphaWave® L-테아닌 400mg/일을 28일간 투여하였다. 평가 시점은 14일, 28일이었으며:

  • 코르티솔, PSS(지각 스트레스 척도), DASS-21에서 위약군 대비 개선 유지
  • 인지수행 및 반응시간 개선
  • 14일과 28일 사이 효과의 둔화(즉 내성)는 관찰되지 않음
  • 안전성 지표(혈압, 임상화학, 혈액학)에서 유의한 이상 없음

📚 Williams JL et al. (2024). Neurology and Therapy.

2-4. Ritsner et al. (2011) — 8주, 정신분열증, 고용량

가장 고용량을 검증한 임상시험이다. 정신분열증 환자에게 L-테아닌 400mg/일을 8주간 보조 투여한 결과, 양성·음성·불안 증상 모두 개선되었으며 심각한 이상반응 없음으로 보고되었다.

📚 Ritsner MS et al. (2011). J Clin Psychiatry.


3. 동물 장기 독성시험 — 단기에서 장기까지

3-1. Borzelleca et al. (2006) — 랫트 13주 아만성 독성시험

인체 시험 외 첫 번째 핵심 근거는 Borzelleca 등이 2006년 Food and Chemical Toxicology에 발표한 랫트 13주 식이 독성시험이다. OECD 가이드라인 408 및 미국 FDA Redbook II 기준에 부합하는 GLP 시험으로:

  • 투여량: 0, 1500, 3000, 4000 mg/kg 체중/일
  • 결과: 체중·행동·임상화학·혈액학·뇨검사·장기중량·조직병리에서 일관된 처치 관련 유해효과 없음
  • 무영향관찰용량(NOAEL): 4000 mg/kg/일(시험 최고용량)

📚 Borzelleca JF et al. (2006).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44(7):1158-1166.

3-2. Takeda et al. (2008) — B6C3F1 마우스 78주(약 1년 6개월) 만성 독성·종양원성 시험

13주 시험이 아만성(subchronic) 단계라면,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 Takeda 등이 2008년 Food Chemistry에 발표한 78주 만성 독성·종양원성(tumorigenicity) 시험이다. 1년 이상의 장기 노출 안전성을 검증한 본 연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L-테아닌의 GRAS 인정(GRN 209)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평가한 장기 안전성 자료이다.

연구 설계는 다음과 같다.

  • 동물: B6C3F1 마우스 (수컷·암컷 각 50마리, 5개 군)
  • 식이 첨가 농도: 0%(대조), 0.6%, 1.25%, 2.5%, 5%(최대 내약 용량)
  • 13주 아급성 단계 + 78주 만성 독성 단계
  • 5% 최고용량군 누적 섭취량: 수컷 약 19.8g/마리, 암컷 약 16.4g/마리(13주 기준)

결과는 다음과 같이 보고되었다.

  • 식이 섭취량, 체중 증가, 생존율 모두 대조군과 유의차 없음
  • 만성 독성 소견 없음
  • 종양 발생 총수가 L-테아닌 투여군에서 오히려 유의하게 감소
  • 결론: “마우스에 대한 L-테아닌의 장기 경구 투여는 어떤 만성 독성학적 증거도 종양원성 이상도 보이지 않았다”

이 연구는 보충제 용량(200~400mg/일)의 수십 배에 해당하는 농도를 인간 수명의 약 5%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투여하고도 만성 독성과 발암성이 관찰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종양 발생률 감소 소견은 다른 연구에서도 일부 보고되는 L-테아닌의 항산화·항종양 보조 작용과 일치하는 결과로 해석된다.

📚 Takeda A et al. (2008). Tumorigenicity study of L-theanine administrated orally to mice. Food Chemistry, 110(3):541-546.

3-3. FDA GRAS 종합 검토와 일일 한계

미국 FDA는 위 13주 랫트 시험과 78주 마우스 시험, 급성 독성시험(LD50 > 5 g/kg, 최대내약량 > 20 g/kg), 변이원성 시험 결과 등을 종합 검토한 끝에 2007년 Suntheanine®에 대해 GRAS Notice GRN 209를 통해 “이의 없음(No Objection)” 통지를 발급하였다. 이후 Blue California의 L-TeaActive 등 추가 브랜드도 동일하게 GRAS 지위를 부여받았다.

FDA는 이러한 안전성 검토를 바탕으로 L-테아닌의 일일 섭취 권장 한계를 1200mg/일로 설정하였다. 이는 일반적 보충제 용량(200~400mg)의 3~6배에 해당하는 마진이다.


4. 흥미로운 반대 증거 — 테아닌은 오히려 수용체를 올린다

Kim 등이 2019년 Pharmaceutical Biology에 발표한 마우스 연구는 GABA + L-테아닌 혼합물을 투여한 결과, 뇌 조직의 GABA-A 수용체 mRNA 발현이 대조군 대비 1.53배 증가했고, GABA-B2 수용체도 21.4% 증가했음을 보고하였다. 이는 수용체 하향조절과 정반대의 패턴이다. 즉 테아닌은 사용을 거듭할수록 신경계의 이완 시스템 자체를 강화할 가능성도 시사된다(다만 이는 단독 투여가 아닌 GABA 병용 결과이므로 단독 효과는 별도 검증 필요).

📚 Kim S et al. (2019). Pharmaceutical Biology, 57(1):65-73.

또한 2017년 Renard 등은 L-테아닌이 다른 물질(THC)에 의한 도파민·GABA 시스템의 만성 적응과 손상을 예방한다는 결과를 eNeuro에 보고한 바 있다. 이는 테아닌이 단순히 내성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다른 물질의 내성 형성을 억제하는 신경보호 작용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5. 그래도 짚어야 할 한계 — “장기 안전” ≠ “영구 안전”

균형 있는 결론을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할 한계가 있다.

  • 동물 데이터는 1년 6개월(78주) 장기 안전성을 뒷받침하지만, 인간 무작위 대조시험(RCT)은 대부분 4~12주에 머무른다. 6개월 이상 인체 RCT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 따라서 “동물 장기 무독성”과 “인간 단기 안전” 사이의 갭, 그리고 “녹차로의 자연 노출”(평생 안전)과 “고용량 보충제 만성 복용”(인체 장기 데이터 부족) 사이의 갭이 여전히 남아 있다.
  • 신장 대사물(에틸아민, 글루탐산)이 만성 고용량에서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데이터도 충분하지 않다.
  • 동물에서 종에 따른 차이 가능성, 그리고 임산부·소아·신장질환자 등 특수 집단에 대한 데이터 부족도 함께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가장 근거 있는 권장은 다음과 같다.

항목권장
일일 용량200~400 mg (FDA 한계 1200 mg/일)
사이클링 필요성현재 근거상 불필요 (단 카페인 병용 시 카페인 사이클링은 별도 고려)
장기 복용8주 이상 매일 복용 시 1~2주 휴약기를 두는 것을 안전 마진으로 고려 가능
주의 대상임산부, 항우울제·항불안제 복용자, 신장 질환자는 의사 상담 후

6. 마치며

현재까지의 과학적 근거를 종합하면, L-테아닌은 8~12주 장기 복용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내성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이는 약리학적 작용 메커니즘(약한 글루탐산 수용체 조절, 직접적 GABA 작용제가 아님), 인체 임상시험 결과(효과 유지 또는 누적 개선), 78주(약 1년 6개월) B6C3F1 마우스 만성 독성·종양원성 시험에서의 무영향, 그리고 미국 FDA의 GRAS 인정(GRN 209) 등 다층적 안전성 검토 결과 모두에서 일관되게 뒷받침된다. 특히 78주 시험에서 종양 발생률이 오히려 감소했다는 결과는 단순 “독성 없음”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다만 인간 대상 6개월·1년 단위의 초장기 무작위 대조시험은 여전히 부재하다는 점, 그리고 보충제로 느끼는 “효과 둔화”의 상당 부분은 실제 약리학적 내성이 아니라 *기대 효과의 적응(plateau)*이거나 카페인 병용 시 카페인 자체의 내성일 수 있다는 점은 균형 있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 본 글은 일반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약물 복용·기저질환·임신 등 개별 상황에 대한 의료 자문을 대체하지 않는다.


📎 참고 문헌

  1. Hidese, S., Ota, M., Wakabayashi, C., et al. (2017). Effects of chronic l-theanine administration in patients with major depressive disorder: an open-label study. Acta Neuropsychiatrica, 29(2), 72-79.
  2. Sarris, J., Byrne, G. J., Cribb, L., et al. (2019). L-theanine in the adjunctive treatment of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A double-blind, randomised, placebo-controlled trial. 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 110, 31-37.
  3. Williams, J. L., D’Cunha, N. M., Veneri, F., et al. (2024). Safety and Efficacy of AlphaWave® l-Theanine Supplementation for 28 Days in Healthy Adults with Moderate Stress: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Trial. Neurology and Therapy, 13(4), 1135-1153.
  4. Ritsner, M. S., Miodownik, C., Ratner, Y., et al. (2011). L-theanine relieves positive, activation, and anxiety symptoms in patients with schizophrenia and schizoaffective disorder: an 8-week,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2-center study. 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 72(1), 34-42.
  5. Borzelleca, J. F., Peters, D., & Hall, W. (2006). A 13-week dietary toxicity and toxicokinetic study with l-theanine in rats.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44(7), 1158-1166.
  6. Takeda, A., Sakamoto, K., Tamano, H., et al. (2008). Tumorigenicity study of l-theanine administrated orally to mice. Food Chemistry, 110(3), 541-546.
  7. Kim, S., Jo, K., Hong, K. B., et al. (2019). GABA and l-theanine mixture decreases sleep latency and improves NREM sleep. Pharmaceutical Biology, 57(1), 65-73.
  8. Renard, J., Loureiro, M., Rosen, L. G., et al. (2017). l-Theanine Prevents Long-Term Affective and Cognitive Side Effects of Adolescent Δ-9-Tetrahydrocannabinol Exposure. eNeuro / Journal of Neuroscience.
  9.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2007). GRAS Notice GRN 000209: L-Theanine (Suntheanine®) — Letter of No Objection. Center for Food Safety and Applied Nutr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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